리뷰
걷는 게 좋아서 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걸 얻어갔습니다_ 프랑스길 300km,서OO님
걷는 걸 좋아합니다. 주말마다 산 다니는 게 낙이었습니다. 그러다 산티아고 순례길 얘기를 들었는데
뭐 대단한 이유가 있었겠습니까. 그냥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신청했습니다. 혼자 21일짜리로
막상 와보니 예상보다 훨씬 힘들더군요.
25km씩 매일 걷는 게 이런 건지 몰랐습니다
처음엔 왜 이러고 있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걷고 있었습니다ㅎㅎ
혼자 신청했는데 혼자인 적이 없었습니다.
까미노여행사 팀이랑 같이였거든요. 어떤 날은 혼자 먼저 나서고
어떤 날은 같이 걷고. 각자 페이스가 다르니까 길 위에서 흩어지기도 하고
어느 마을에서 또 만나기도 하고. 저녁엔 알베르게에서 다 같이 둘러앉아 밥 먹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게 인사만 하던 사람들이 며칠 지나니까 말이 많아지더군요ㅋㅋ
나이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고, 살아온 것도 다른데
같은 길 걷는다는 것 하나로 이렇게 가까워지는구나 싶었습니다. 까미노에서만 생기는 인연이겠죠..
걷다 보면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일부러 생각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그냥 걷다 보면 이것저것 떠오르더군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나,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답이 딱 나온 건 아닌데, 뭔가 좀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팀원들한테도 많이 배웠습니다. 다들 각자 방식으로 걷고, 각자 방식으로 힘든 구간을 버텨내더군요.
걷는 게 좋아서 온 길인데, 걷는 것 말고도 많은 걸 배우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