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야, 우리 이거 진짜 해도 되는 거야? — 50대 친구와 함께한 42일 순례길 후기 _ 한OO님
7년 동안 언젠가 가야지만 하다가 이번에 진짜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어요
그것도 친구랑 같이 42일 일정으로요 지금 생각하면 신기해요
이렇게 긴 걸 내가 했네 싶은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거든요 ㅎㅎ
시작은 친구가 먼저 꺼낸 한마디였어요 같이 갈래 솔직히 처음엔 귀찮았어요
애들 다 크고 이제 좀 쉬나 했더니 800km를 걸으라고요?? ㅋㅋ 그런데 이상하게
그냥 넘기기엔 아쉬운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둘이 딱 정했어요
나중에 다시 생각하면 또 못 갈 것 같으니까 그냥 지금 가자고요
출발 전날 밤에는 둘 다 잠을 설쳤어요 설레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고 내가 진짜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자꾸 올라오더라고요
^^ 남편한테는 잘 다녀올게 한마디만 하고 나왔는데
사실 남편도 제가 완주하고 올 줄은 몰랐을 거예요 저도 몰랐으니까요 ㅎㅎ
걷다 보면 끝이 안 보이는 평원이 계속 이어지는데 처음엔 진짜 지루했거든요 ㅋㅋ
그런데 며칠 걷다 보니 그 단조로움 덕분에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바쁘게만 살아온 시간들이 자꾸 떠오르고 나도 모르게 친구한테 말이 많아졌어요 ^^
그날은 평소처럼 애들 얘기 남편 얘기만 한 게 아니었어요 20대 때 얘기가 나왔어요
우리가 뭘 좋아했는지 뭘 하고 싶었는지 30년 지기 친구인데도 처음 듣는 얘기들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리고 42일째 아침 뭔가 공기가 달랐어요
드디어 산티아고로 들어가는 날이었거든요
대성당이 눈앞에 보이는 순간 발이 멈췄어요 그동안 걸어온 길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느낌이었어요
완주증을 받아 들고 나서야 실감이 났습니다 진짜 끝까지 왔네????
^^ 요즘도 가끔 친구랑 통화하면 그때 얘기를 해요 힘들었던 구간
맛있었던 음식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꼭 이 말로 끝나요 우리 또 가야 하지 않겠냐 ㅎㅎ
50대에 친구와 함께 걷는 42일이라니 넘 낭만적이지않아요?.
그리고 저는 그 길에서 완주보다 더 큰 선물을 하나 가져왔어요 친구랑 다시 친해진 것
그리고 내 마음을 다시 들어본 것 그게 제 순례의 진짜 결과였던 것 같아요 ^^
앞으로 이 길을 걸으실 모든 분들께 전합니다 부엔 까미노~~~

